그런 사랑으로 살다가고 싶다
詩 김종목
깊은 강물이 아니라
얕은 강가를 흐르는 맑은 물처럼
그렇게 가난하게 살면서도,
눈도 맑게 마음도 깨끗하게
얕은 강물처럼 흐르고 싶다.
흐르는 강물을 거스러지 않듯
흐르는 세월에 몸을 맡겨 둔 채,
하루의 노동만큼 먹고 마시고
주어진 시간만큼 평안을 누리고
그러다 오라하면 가면 그만인 인생.
굳이 깊은 강물처럼 많은 것을 거느리고
많은 것을 품어야 할 이유가 없다.
그저 졸졸졸 흐르는 얕은 강가에서
누구든 손발을 씻을 수 있고
새와 짐승들도 마음 놓고 목을 축일 수 있는
그런 사랑으로 살다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