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노트/마음의 뜨락

시 ㅣ사람을 찾습니다 -이풀잎

시리이 2004. 10. 25. 09:44
    사람을 찾습니다          
詩 이풀잎






    비가 오면

    창 넓은 찻집에 마주 앉아

    함께 커피를 마시고 싶은

    편안한 사람

    집앞 공중전화라기에

    나가봤더니

    장미꽃을 한아름 두고 간

    낭만적인 사람

    멀리 있어도

    비누 향기 나풀거리는

    향긋한 사람



    감기걸려 기침하면

    깜짝 놀라서

    담뱃불부터 꺼주는

    따뜻한 사람

    코트깃을 세워도

    어색하지 않을

    왠지 끌리는 사람

    아파서

    아무것도 못 먹은걸 알고

    자기도 하루종일 굶었다는

    바보 같은 사람





    아이들을 좋아하고

    아이들도 따르는

    온화한 사람

    'No'라는 대답을

    'Yes'처럼 들리게 만드는

    미워할 수 없는 사람

    길을 묻고 싶어지는

    친절한 사람

    나 없으면

    하루도 못 살 것 같은

    챙겨주고 싶은 사람

    같은 하늘 아래

    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는 욕심없는 사람

    약속 지키는걸

    당연하게 여기는

    요즘 보기 드문 사람





    세상 모든 것을

    다 잃는다 해도

    나만은 지켜줄 것 같은

    믿음직한 사람

    눈빛이 맑아

    그 앞에서만은

    거짓말을 할 수 없게 하는

    거울 같은 사람

    …………

    혹시, 모르세요?



날이 추워졌지요..감기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