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노트/마음의 뜨락

시 l사람이 그리운 날에

시리이 2004. 12. 17. 17:13
17:13

 

 

            사람이 그리운 날에 
                
                     詩 배은미

            내가 뭘 하고 살아도
            살 부빌 언덕 하나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사람 또 한 뭘 하는 사람이어도 좋고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아프면 약 사들고 와 줄줄 알고
            힘이 드는 날엔
            와서 술 한 잔 하자고 말할 줄 아는
            그런 든든한 언덕 하나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서
            뭐 하나 바라지 않는
            그래서
            그 사람에게
            나마저 언덕이 돼 줄 수 있는
            그런 사람 하나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뭐가 그리 힘이 드는 건지는 몰라도
            사는 것이
            하루도 편한 날이 없는지라
            그런 사람 하나 가지고 살면
            문득문득
            가슴이 따스해질 것만 같아서
            그런 사람 하나
            그런 미더운 언덕 하나
            어디에서
            뭘 하고 살더라도
            곁에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사람 하나
            욕심부려 가며
            내 어딘가에 두고 살았으면 정말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