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존재의 디지털화
내가 그를 클릭(click) 하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HTML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태그(tag)를 인식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브라우저 (browser)가 되었다.
내가 그를 클릭(click)한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정보를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정보가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World Wide Web(www)이 되고 싶다.
時 문경화
메일로 보내주는 시을 받아 읽은 적이 있었습니다.
벌써 삼 년이 넘은 메일을 오늘 정리하다 발견하였습니다
그 때는 몰랐는데....교감 전이로 내 머리속에 들어와
잠재되어 있었던 것이 아니었나 생각 들었습니다
원래 내 것은 내 것이 아니며
이후의 내 것도 내 것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든 것은 돌고 도는 것이 아닐까요?
김춘수님의 꽃 교과서에도 있는...너무 잘 알려져 있는 시... 아름다운 시를 함께 올립니다
그때는 감사의 답장을 몇 번이나 하였는지
기억조차 없지만 문 시인님 고마웠습니다.
늦게나마 마음 전달하지 못하여도
이렇게나마 글 남길수 있어 다행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순간순간 고마운 마음을 제대로
전달하고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고마운 마음, 감사의 마음을 매 순간 전달하여
후회없는 시간으로 채워가시기를 기원드립니다. 더 좋은 관계, 아름다운 관계로 이어지시시길...
꽃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김춘수, 문학사상사, 20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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