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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 이야기-별과 우주

시리이 2006. 7. 31. 10:50

    별이란 무엇일까?

    별이란 넓은 뜻으로는 해와 달, 그리고 지구를 제외한 모든 천체를 말한다. 좁은 뜻으로는 영어의 Star, 즉 스스로 빛을 내는 항성만을 의미한다. 문학 속에서 이야기하는 별이 전자라면, 과학으로 이야기하는 별은 좁은 의미의 별이다.

    초보자들을 위해 별을 좀 더 알기 쉽게 설명해 보자. 영어로는 STAR(스타), 즉 스로 는 것이 별이다. 스스로 타서 빛을 내지 못한다면 별이 아닌 것이다. 텔레비젼에 나왔다고 다 스타는 아닌 것처럼, 밤하늘에 보인다고 다 스타는 아니다. 필자도 셀 수 없이 TV화면에 등장했지만 필자를 알아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스타는 남의 도움 없이 스스로의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사람이다. 즉, 스스로 빛을 낼 수 있는 사람이다.

    지구는 스스로 타지 못하고 Star인 태양 주위를 돌면서 스타의 빛과 열의 혜택을 받는 행성이다. 텔레비젼 속의 엑스트라처럼 스타 때문에 기억되는 천체가 바로 지구이다. 하지만 엑스트라들이여 서러워하지 말자. 스타의 능력은 엑스트라로 인해 더 빛나는 것이니까. 지구가 없다면 태양의 의미가 있겠는가...

    자, 별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자. 스스로 타는 것이 별이라고 했는데 도대체 무엇이 타는 것일까? '스스로 타는 것'에 점 하나씩만 찍으면 된다. '수소로 타는 것'  그러니까 수소가 모여서 타는 것이 바로 스타이다. 따라서 별은 수소가 타면서 태어나고, 시간이 흘러 더 이상 탈 수소가 없으면 죽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당연히 수소가 모여서 만들어지는 것이 별일 것이다. 그러니까 수소가 많이 모여 있는 곳, 즉 성운(우주의 가스 구름)에서 만류인력으로 수소가 모이고, 모인 수소 덩어리 속의 온도가 올라가 불이 붙게 되면 드디어 별이 태어나는 것이다.

    별의 개수

    하늘에는 얼마나 많은 별이 있을까? 10년쯤 전에 만난 어느 개그맨은 필자에게 밤하늘의 별이 840개라고 가르쳐 주었다. 동서남북 사방에 별이 빽빽하게 보이고, 머리 위에도 스물스물 보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로 지구에서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있는 별은 약 6천개이다. 이 중 우리는 어느 한 순간 하늘의 절반만을 보기 때문에 약 3천개의 별을 볼 수 있다. 물론 우리 나라처럼 산이 많은 나라에서는 이보다는 적은 수의 별이 보일 것이다. 머리 위에 보이는 별을 드문 드문(드문->즈문-> 즈믄, 즈믄은 천을 뜻하는 우리말) 보인다고 하면 2,800개가 된다. 거의 정답에 가까운 것이다.

    당연히 우리가 맨 눈으로 볼 수 있는 별들이란 태양 가까이에 있는 우리 은하의 별들이다. 대부분이 천 광년(1광년은 빛이 1년 동안 가는 거리, 약 9조km) 이내의 거리에 있는 별들이고, 가장 멀리 있다고 해야 기껏 수 천 광년 정도 떨어진 별이다. 물론 천 광년 이내에 있는 별을 우리가 맨 눈으로 다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거리가 멀어질수록 어두운 별은 볼 수 없고, 밝은 별들만이 보일 것이다.

    우리는 사진 속에서 외부 은하의 멋진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사진 속에서 은하 주변에 보이는 별은 그 은하에 속한 별이 아니라, 우리 은하에 있는 별이다. 외부 은하까지는 최소한 수백만 광년에서 수 십억 광년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그 은하의 별을 구별해서 보거나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다. 간혹 외부 은하에서 초신성이 폭발할 때 그 별을 구별해서 볼 수 있는 정도이다.

    우리 우주에는 은하들이 약 1천억개 쯤 존재한다고 한다. 그리고 각 은하에는 평균적으로 1천억개의 별이 있다. 그러니까 우주에 존재하는 별의 개수는 어림잡아 천억이 천억개 모인 정도가 될 것이다. 숫자로 표시하면 10,000,000,000,000,000,000,000개(10의 22승 개)이다. 실로 엄청나서 천문학적인 숫자라고밖에 말하기 힘들다. 그리고 이것은 모두 태양과 마찬가지로 스스로 빛을 내는 스타만의 개수이고, 그 속에 존재하는 지구와 같은 행성이나 위성의 수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을 것이다.

    별의 등급

    맨 눈으로 볼 수 있는 별은 대략 6천개 정도이다. 이것은 1등급에서 6등급까지의 별이 6천개 쯤이라는 뜻이다. 별은 밝기로 그 등급을 표시하는데 맨눈으로 볼 때 가장 어두운 별을 6등급이라고 하고, 가장 밝은 별을 1등급이라고 한다. 각 등급끼리의 밝기 차이는 대략 2.5배이고, 1등급은 6등급에 비해 100배 더 밝게 보이는 별들이다.

    우리는 눈의 동공, 즉 눈동자를 통해서 별빛을 받아들인다. 동공은 가장 어두운 곳에서 지름이 약 7mm 정도까지 커진다. 따라서 우리는 어두운 밤, 지름 7mm의 렌즈를 통해 6등급까지의 별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만약 우리 눈의 동공이 좀 더 컸더라면 우리가 볼 수 있는 별은 더 많았을 것이다.

    렌즈가 빛을 모으는 능력은 렌즈의 면적에 비례한다. 즉, 렌즈 지름의 제곱에 비례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가 동공보다 지름이 10배 큰 70mm의 망원경 렌즈를 사용하여 별을 본다면 이 렌즈는 동공보다 면적이 100배가 더 커지고, 따라서 눈에 들어오는 빛보다 100배 더 많은 빛을 모을 수 있다. 즉, 이 렌즈를 이용하면 6등급보다 100배 더 어두운 별까지 볼 수 있다는 말이 된다. 그러니까 11등급의 별까지 볼 수 있는 것이다. 만약 동공보다 지름이 100배 큰 700mm의 렌즈를 사용한다면 맨눈으로 보는 것보다 10,000배 어두운 16등급까지의 별이 보일 것이다. 망원경을 이용할 경우,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별이 워낙 멀리 있기 때문에 망원경을 통해 별을 보더라도 밝게 볼 수는 있지만 맨눈으로 보는 것 이상으로 별을 확대해서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렌즈의 한계 등급은 눈으로 볼 때의 한계를 말하는 것이다. 사진을 이용할 경우는 이보다 더 어두운 별까지도 관측이 가능하다. 사진은 노출 시간을 조절하는 정도에 따라 훨씬 더 어두운 빛도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늘의 지도(성도)보기 Ⅰ

    여행을 잘하기 위해서는 지도 보는 법을 알아야 하는 것처럼 하늘에서 별을 잘 찾기 위해서는 하늘의 지도, 즉 성도(star map)를 볼 줄 알아야 한다. 우리가 지도에서 '위도'와 '경도'를 사용하는 것처럼 성도에서는 '적위'와 '적경'으로 위치를 표시한다. 적위는 위도와 마찬가지로 적도를 중심으로 각도로 표시한다. 그러나 적경은 지도의 경도와 달리 360도 각도를 24로 나누어서 시간으로 나타낸다.

    성도 보는 법을 배우기 전에 먼저 하늘에서 거리를 재는 연습을 해보자. 하늘, 즉 천구(별들이 박혀 있는 것처럼 보이는 가상의 둥근 구)에서의 거리는 각도로 표시한다. 지평선에서 머리 위, 즉 천정까지는 90도, 그리고 반대쪽 지평선까지는 180도이다. 팔을 쭉 뻗었을 때 손을 이용하여 각도를 잴 수 있는 데 한 뼘은 20도이고 주먹은 10도, 새끼손가락은 1도이다. (그림 참조) 지평선에서 어느 별까지의 높이를 각도로 표시한 것을 고도라고 하는데 손을 이용하여 고도를 재는 연습을 충분히 해두면 별을 찾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지구에서 위도의 시작점이 적도인 것처럼 적위의 시작점도 천구의 적도이다. 여기서 천구의 적도는 지구의 적도를 하늘로 연장한 선이다. 그러니까 북위 37도(우리 나라 중앙)의 바로 위 하늘, 즉 땅에서 고도가 90도인 천정의 적위는 +37도이다. 하늘에서는 북위, 남위 대신 +, -로 표시한다.

    그러니까 서울에서 별을 볼 때 적위가 +37도보다 낮은 곳에 있는 별은 머리 위보다 남쪽에서 보일 것이고, +37도보다 높은 별은 머리 위보다 북쪽에서 보일 것이다. 북극성은 +90도의 별이니까 당연히 머리 위에서 북쪽으로 53도(90도 - 37도) 떨어져 있을 것이다. 북쪽에서 보면 지평선 위로 37도 높이에 떠 있게 되는 것이다. '북극성의 고도는 그 지역의 위도와 같다'라는 말이 바로 여기서 나온다.

    하늘의 지도(성도)보기 Ⅱ

    밤하늘의 별자리가 우리에게 익숙한 이유 중의 하나는 별자리 점이 널리 알려졌기 때문일 것이다.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실제 별자리는 몰라도 자신의 탄생 별자리가 무엇인지는 알고 있다. 탄생 별자리라고 하는 것은 황도 12궁이라고 불리는 열 두 개의 별자리이다. 황도 12궁은 지구가 태양 둘레를 1년에 한바퀴씩 공전하는 동안 지구에서 볼 때 태양이 별자리 속으로 움직여가는 것처럼 보이는 길, 즉 황도에 속하는 열 두 별자리를 일컫는 말이다.

    자신의 탄생 별자리라고 하는 것은 태어난 날 태양이 위치하는 별자리인 셈이다. 따라서 자신이 태어난 날 자신의 별자리 근처에 태양이 있기 때문에 실제로 자신의 별자리를 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황도 12궁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적경이라는 개념을 알아야 한다. 적경은 지구의 경도와 비슷한 개념으로 적위(천구에서의 위도)와 수직한 좌표이다. 지구의 경도는 영국의 그리니치 천문대를 기준으로 동쪽과 서쪽으로 180도씩으로 나누워 표시하지만 하늘에는 기준점을 정하기가 쉽지 않다.

    적경의 기준이 되는 하늘의 지점은 춘분날 태양이 머무는 곳이다. 이것을 춘분점이라고 하는데 해가 황도를 따라 남쪽에서 북쪽으로 올라오다 적도와 만나는 지점이다. 적경은 춘분점을 기준으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하늘 360도를 나누어 표시한다. 서에서 동으로 가면서 적경을 표시하는 것은 지구가 서에서 동으로 자전과 공전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도로 표시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으로 표시한다. 지구가 하루에 한바퀴씩 자전을 하기 때문에 24시간으로 적경을 표시하면 1시간은 15도씩으로 나누워진다.
    따라서 적경은 춘분점을 기준으로 서에서 동으로 24시간으로 표시하며 대략 2시간씩이 황도 12궁의 한 별자리에 해당한다. 따라서 춘분인 3월 21일부터 대략 한 달씩 별자리가 변한다.

    황도 12궁은 양자리, 황소자리, 쌍둥이자리, 게자리, 사자자리, 처녀자리, 천칭자리, 전갈자리, 궁수자리, 염소자리, 물병자리, 물고기자리로 각 별자리는 대략 적경 2시간씩을 차지하고 있다. 사실 천문학에서 이야기하는 별자리와 점성술에서의 별자리가 다소 차이가 있기 때문에 바로 둘을 연결하기는 쉽지 않다.
    별하나 별둘, 이렇게 별을 헤며 별 이름을 불러보고 싶은 것은 별을 좋아하는 모든 이들의 꿈이다. 하지만 서두르지 말고 하늘을 머리 속에 그리는 것을 먼저 시도해 보도록 하자. 올 가을, 맑은 하늘에서 가슴으로 별을 느끼며 여러분의 꿈을 가꾸기 바란다.

    뚱뚱한 별의 시체 -  블랙홀

    모든 것을 잡아 먹는 것으로 알려진 블랙홀, 빛조차 빨아들이기 때문에 항상 어둠 속에 가려져 있는 블랙홀은 뚱뚱한 별의 시체로 알려져 있다.

    블랙홀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별의 탄생과 죽음을 이해해야 한다. 별은 수소 가스들이 모여 있는 성운 속에서 만들어진다. 수소는 중력의 힘으로 모여들고, 수소가 모일수록 중력이 커지면서 수소 덩어리는 중심 방향으로 수축하여 단단한 구의 형태를 이루게 된다. 그리고 수소의 양이 많아짐에 따라 구의 중심은 온도와 압력이 계속 증가한다. 이 수소 덩어리가 스스로 빛을 내는 별이 되는 것은 중심의 온도가 1000만도를 넘어설 때부터이다. 이 온도가 되면 수소들은 서로 합쳐지면서 헬륨이라는 원소를 만들고 이때 빛을 방출하게 된다. 이것을 핵융합반응이라고 하는데 수소 폭탄이 폭발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게 되면 외부로 향하는 힘이 생기게 되어 이 힘과 중심으로 향하는 중력이 균형을 이루 크기에서 수소 덩어리는 더 이상의 수축을 멈추고 안정적인 별이 된다.

    시간이 흘러 별 내부의 수소가 거의 다 없어지게 되면 별은 그 수명을 다하고 빛을 잃게 된다. 이것을 별의 죽음이라고 하는데 별이 죽는 모습은 그 질량에 따라 여러 가지 모습을 한다. 그중 질량이 태양보다 30배가 넘는 별은 거대한 초신성 폭발을 하면서 생을 마치게 된다. 초신성 폭발로 외부를 날려버린 별의 중심부분은 엄청난 비율로 수축을 하게 된다. 핵융합반응으로 인한 힘이 없어지면서 중심을 향하는 중력만이 남아서 별을 수축시키는 것이다. 이 수축을 통해 거대한 질량의 별은 작고 어두운 블랙홀로 바뀐다

    블랙홀이 되기 위해 별이 얼마나 작아지는 지는 가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만일 지구가 블랙홀이 된다면 그 지름은 1cm 정도로 작아질 것이며, 태양은 지름 3km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 정도의 작은 크기에 모든 질량을 포함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블랙홀이 가지는 중력은 어마어마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블랙홀도 둥근 구 모양의 별이 수축하여 된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구의 모습을 하고 있다. 따라서 블랙홀로 빨려 들어간 물질은 그 중심으로 모여들고, 만화 속에 나오는 화이트 홀은 실제로 존재할 수 없다.

    은하수 - Milky way

    여름이 되면서 시골의 밤하늘은 하늘을 가로지르는 은하수에 의해 압도된다. 특히 남쪽 하늘이 터진 곳에 있는 사람이라면 지평선 바로 위쪽으로 은하수가 뭉쳐져서 환하게 불이 켜져 있는 것 같은 하늘을 보고 놀라게 될 것이다. 은하수는 이 천억 개의 별이 모여 있는 우리 은하의 모습이다.

    우리 은하를 바깥에서 보게 되면 바람개비 모양을 한 나선 은하지만 우리는 그 속에서 은하를 보기 때문에 기다란 띠의 형태로 보게 되는 것이다. 여름밤 이 흩어진 빛의 엷은 띠는 머리 위를 가로질러 북쪽에서 남쪽 지평선으로 아치를 만든다. 이것은 먼 옛날 그 진정한 정체를 알지 못했던 때부터 서양에서는 Milky Way로 불려졌다. 우리말로 하면 우유가 흐르는 길이란 뜻이다.

    은하수를 이렇게 부르게 된 데는 그리스 신화에서 그 연유를 찾을 수 있다. 제우스신이 인간과의 사랑으로 낳은 마지막 아들이 바로 헤라클레스이다. 제우스는 부인인 헤라 여신의 화를 막기 위해 마지막으로 낳은 이 아들에게 헤라의 영광이란 뜻의 헤라클레스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하지만 헤라클레스의 탄생을 안 헤라 여신은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헤라클레스를 죽이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헤라클레스를 귀여워했던 전령의 신 헤르메스는 헤라 여신이 잠든 사이 몰래 헤라클레스에게 여신의 젖을 먹게 했다. 꿈결에 가슴이 답답해짐을 느낀 헤라 여신이 잠에서 깨어 헤라클레스를 떼어내려 했지만 힘이 센 헤라클레스를 떼어내기란 쉽지 않았다. 결국 헤라 여신은 자신의 젖꼭지가 떨어져 나가는 아픔을 감수하며 헤라클레스를 떼어냈고, 이때 헤라클레스의 빠는 힘이 얼마나 세었던지 헤라 여신의 가슴에서 젖이 솟구쳐 하늘로 흘러 내려 은하수가 되었다고 한다. 은하를 뜻하는 영어의 Galaxy도 우유란 뜻의 그리스어 'Gala'에서 유래되었다.

    여름철 별자리 찾기 Ⅰ

    별자리는 밤하늘에 놓여 있는 별들의 길이다. 이 길을 통해 우리는 수많은 별을 하나 하나 찾아 나갈 수 있다. 낯선 거리를 여행하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이정표를 찾는 일이다. 여름밤 하늘에는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이정표가 곳곳에 놓여 있다. 별 보는 사람들은 이 이정표를 가리켜 길잡이 별이라고 한다.

    낯선 여행지라면 어두워지기 전에 방위를 익혀두자. 해가 지는 방향을 안다면 어렵지 않게 동서남북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저녁 무렵 하늘 중심을 기준으로 서쪽에는 봄철의 별자리가 있고, 동쪽에는 여름철의 별자리가 있다. 어느 계절의 별자리라고 하는 것은 그 계절의 한밤중에 하늘 중앙에 보이는 별자리를 뜻한다. 따라서 여름철이라고 여름철의 별자리만 보이는 것은 아니다.
    황혼의 아름다운 불꽃놀이가 지나면 하늘에는 하나 둘 별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조금 더 시간이 흐르면 북서쪽 하늘 높은 곳에 익숙한 별무리가 보일 것이다. 국자 모양을 한 일곱 개의 별, 북두칠성을 찾는 일에서부터 여름철의 별 여행은 시작된다. 해가 지기 전에 방위를 확인하지 않은 사람도 시간이 약간 더 필요할 뿐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북두칠성의 손잡이가 휘어져 있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이 아는 일이다. 이 휘어진 곡선을 따라 남서쪽으로 내려오면 밝은 오렌지색의 별을 발견할 수 있다. 이 별은 목동자리(목자자리라고도 한다)의 으뜸별인 아크투루스(곰의 감시인)이다. 그리고 이 별에서 좀 더 남서쪽으로 곡선을 이어가면 은백색의 밝은 별이 눈에 들어온다. 이 별은 처녀자리의 으뜸별로 스피카(보리 이삭)이다.
    북두칠성의 손잡이에서 시작되는 이 별들의 조합을 '봄철의 대곡선'이라고 한다. 이 곡선을 찾을 수 있다면 그 서쪽에 보이는 봄철의 다른 별자리들은 이곳에 나온 성도를 통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여름 밤하늘의 별자리 속에서 길잡이 별을 찾아보자. 이 별들은 자정이 가까워오면 점차 하늘 중심으로 높이 떠오를 것이다. 동쪽 하늘 여름철 별자리 속에는 밝은 세 개의 별이 직각 삼각형의 형태로 놓여져 있다. 이들이 바로 '여름철의 대삼각형'이라고 불리는 직녀, 견우, 그리고 데네브(백조의 꼬리)이다.

    여름철 별자리 찾기 Ⅱ

    여름철 은하수 속에는 제우스의 빗나간 사랑으로 만들어진 별자리가 많이 존재한다.  그중 하나가 바로 백조자리이다. 제우스는 스파르타의 왕비 레다를 유혹하기 위해 백조의 모습으로 접근했고, 훗날 자신의 모습을 별자리로 만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좀 더 재미있는 상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옛날 동양의 위대한 신인 옥황상제에게 직녀라는 아리따운 딸이 있었다. 직녀의 아름다움은 서양에까지 알려져 제우스신도 직녀를 만나고 싶어 했다. 하지만 이를 눈치챈 옥황상제는 직녀를 견우와 결혼시켜 버렸다. 후에 견우와 직녀가 헤어져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게 되자, 이 소식을 들은 제우스신은 몰래 백조의 꼬리에 숨어 동양의 하늘로 날아 왔다. 그리고는 직녀가 견우를 만나지 못하게 하기 위해 백조의 목을 길게 늘어 뜨려 둘 사이를 반으로 갈라놓았다. 그래서 여름 하늘에는 직녀와 견우, 그리고 백조의 꼬리에 숨어 있는 제우스가 삼각관계를 만들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칠석날 비가 오는 것도 둘 사이에서 제우스가 방해를 하기 때문이다. 제우스는 그리스 신화 속에서 구름을 몰고 다니며 비와 눈, 번개를 일으키는 신으로 알려져 있다. 정말 칠석에 비가 오는 것이 제우스의 질투 탓일까?

    그러면 백조자리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이것은 제우스의 바람기를 안다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여름밤 하늘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아름다운 별이 바로 직녀이다. 그렇다면 제우스는 당연히 직녀에서 가까운 곳에 있을 것이다. 직녀에게서 가장 가까운 밝은 일등성, 이 별이 바로 제우스가 변신한 백조자리의 으뜸별이다. 그렇다면 견우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여기서 우리는 남남 북녀라는 말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 나라에서는 북쪽의 여자가 아름답고 남쪽의 남자가 잘 생겼다는 옛말이 남남북녀이다. 견우도 우리 나라의 전설에 등장하는 잘생긴 남자이기 때문에 당연히 직녀의 남쪽에 보일 것이다. 직녀에서 남쪽으로 가장 밝게 보이는 별, 그별이 바로 견우별이다. 그렇다면 백조는 직녀와 그 남쪽의 견우 사이에 목을 길게 늘어뜨려서 둘을 갈라놓고 있을 것은 당연할 것이다.

    여름철 별자리 찾기 Ⅲ - 위대한 의사의 별자리

    여름 밤하늘에는 인간에 대한 헌신적인 사랑을 베푼 위대한 신의 별자리가 있다. 의술의 신으로 알려진 아스클레피오스의 별자리, 땅꾼자리가 바로 그것이다.

    아스클레피오스는 태양신 아폴론의 아들로 의술의 신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죽은 어머니의 배속에서 태어난 그는 반인반마였던 케이론에 의해 키워졌고, 그에게서 많은 지식과 기초 의술을 배웠다. 그가 의술의 신이 된 데는 우연한 계기가 있었다. 어느 날 친구 집에서 실수로 뱀을 한 마리 죽였는데, 이때 놀랍게도 다른 뱀이 약초를 물고 와 죽은 뱀을 살려내는 것을 보고 생명의 소중함을 깨달아 의학을 연구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이후로 뱀은 아스클레피오스의 상징으로 알려졌고, 지금도 의과대학에서는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를 상징하는 뱀의 문양을 새겨 놓고 있다. 아스클레피오스는 생명의 신비를 벗기는 데 전념하여 죽은 사람도 살리는 위대한 의술의 개가를 올렸다.

    이때 당황한 것이 바로 지옥의 신 하데스였다. 만약 인간의 죽음이 극복될 수 있는 것이라면 누가 하데스의 지하 세게로 들어가겠는가? 하데스의 부탁을 받은 제우스신은 죽음이 인간이 벗어날 수 없는 한계이며 어떤 의술로도 깨뜨릴 수 없는 법칙이어야 한다는 결정을 내리고 아스클레피오스가 죽은 자를 살리는 것을 그만두게 했다. 하지만 '생명을 구하는 것은 의사의 사명이다'고 생각한 아스클레피오스는 제우스의 명령을 듣지 않고 오로지 의사로서의 사명으로 치료를 계속하였다.

    제우스는 어쩔 수 없이 번개를 내려 아스클레피오스를 죽이고 말았지만, 의사로서의 그의 위대한 업적과 공을 기리기 위해 그의 상징인 뱀과 함께 그를 하늘의 별자리로 만들어주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아폴론은 번개를 만든 제우스의 아들을 죽이게 되고 1년 이상을 제우스에 의해 노예 생활을 하게 되었다. 사명감으로 일하는 이땅의 많은 성실한 의사들에게 우리 모두 감사의 박수를 보내자.

    여름철 별자리 찾기 Ⅳ - 제자를 향한 스승의 사랑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가장 뛰어난 스승은 반인반마(半人半馬)의 모습을 하고 있는 케이론이다. 제우스신의 아버지인 크로노스의 아들로 태어난 케이론은 포악한 성격을 가진 일반적인 켄타우로스 족들과 달리 총명하고 우아했으며, 학술과 모든 예술, 그리고 무술에도 능했다. 그는 그리스의 젊은 영웅들의 스승으로 신화에 등장하는 웬만한 영웅들은 대부분은 그의 제자였다. 또한 그는 부모를 잃은 고아들을 돌보아 훌륭한 영웅으로 키워내기도 했다. 아스클레피오스, 이아손도 그들 중의 하나였다.

    어느날 그의 제자였던 테살리아의 영웅 이아손이 헤라클레스와 오르페우스 등 많은 동료들과 함께 아르고호를 타고 코르키스로 황금 양피를 찾아 떠날 때, 케이론은 제자들을 걱정해서 활을 잡은 자신의 모습을 별자리로 만들어 길을 안내했다고 한다. 코르키스는 흑해의 서부 연안에 해당하는 곳으로 그리스의 테살리아에서 보면 서쪽에 위치했다. 그가 만든 별자리가 바로 지금의 궁수자리이다.

    그럼 궁수자리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사실 궁수자리에서 반인반마인 켄타우로스가 활을 쏘고 있는 전체적인 모습을 찾기는 어렵다. 다만 활 시위를 당기는 모습만을 선명하게 알아볼 수 있다. 이 모습은 마치 주전자를 연상시키며, 주전자의 주둥이쪽이 바로 화살이 가리키는 방향이다. 힌트, 궁수자리는 케이론이 서쪽의 코르키스를 찾아가는 것을 도와주기 위해 만든 별자리이다.

    코르키스는 현재의 터키 공화국 북쪽으로 산악 및 사막이 많은 지역이다. 사막하면 전갈을 떠올릴 수 있으므로, 전갈자리를 코르키스라고 생각하면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남쪽 하늘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붉은 별이 전갈의 심장이므로 이 별을 향해 동쪽에서 화살을 겨누는 별자리가 바로 궁수자리이다. 더운 여름 남쪽 하늘에 선명히 보이는 궁수자리를 찾아보며 스승님께 감사의 전화라도 드린다면 여름밤이 덥게 느껴지지만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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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한국 천문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