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한 자료/볼거리[movie]느낄거리

시리이 2006. 10. 31. 20:16

 

 

 김기덕감독의

관람가 15세


영화의 장면에서  바다의 황혼그리고 노인의 머리숙인 장면은 찾을 수 없었지.

 노인이 활을 이용하여 해금연주를 하는 장면과 배에 그네를 매어 점을 보는 장면,끝이 날 무렵  활로 욕정, 첫경험의 혈흔적의 장면...

 

줄거리는여기서
지도에도 없는 어느 외딴섬. 이 곳에는 이제 막 가슴이 솟기 시작한 소녀와 환갑 나이에도 청년처럼 건강한 노인이 살고 있다. 제목 `활'은 노인이 소녀를 뭍의 사내들로부터 지켜내기 위한 도구. 노인은 소녀가 열 일곱살이 되면 혼례를 치를 계획이지만 뭍에서 온 낚시꾼들은 호시탐탐 그녀를 탐낸다.

노인은 소녀의 몸을 씻겨주기는 하지만 육체 관계를 맺지는 않는다. 노인에게 소녀는 욕정의 대상이라기보다는 떠나보내지 못할 열정의 상대이기 때문이다. 노인이 가지고 있는 ‘활’은 소녀를 욕정의 대상으로 보는 뭍사람들로부터 지켜내기 위한 무기인 동시에 자신의 고독을 보듬는 악기이자 운명을 보여주는 활점(占)의 도구이기도 하다.

 

바다 위에 뜬 낚시터는 노인의 사설 왕국이다. 여기는 법의 통치 구역이 아니며 세상의 질서조차 간섭하지 못하는 곳이다. 그러나 뭍으로 오가는 작은 배가 뭍의 먼지며 풍습까지 묻혀 오면서 노인의 꿈은 금이 가기 시작한다. 소녀는 노인의 세계보다 더 넓은 곳이 있음을 알아차리고 세상에 대한 동경을 품는다. 동경이 커질수록 노인에 대한 사랑은 작아지기 마련이다.

 

어느 날 순수해 보이는 한 대학생 청년(서지석)이 이 배에 나타나면서 모든 상황은 달라지기 시작한다. CD 플레이어를 통해 소녀와 대학생은 서로 가까워지고 노인의 활시위질도 좀처럼 해결 기미를 보이지 못한다. 노인은 아마 세상으로부터 우리가 알지 못하는 상처를 받았을 것이다. 그리고 소녀는 그가 세상으로부터 유일하게 얻어낸 ‘가치’일 듯싶다.

 

노인은 세상으로부터 받은 상처와 이제 소녀한테서 받게 될 상처를 달래기 위해 활을 켠다. 자신의 사랑을 지키는 무기가 악기가 되는 순간이다. 거꾸로, 소녀도 완고한 노인에 의해 세상을 향한 동경이 가로막힐 때마다 활을 켠다. 노인은 소녀를 바다에 가두고 싶고, 소녀는 바다와 노인에게서 벗어나고 싶다. 이 엇갈린 선율이 단순한 이야기에 팽팽한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영화의 배경은 김기덕 감독의 전작 ‘섬’과 비슷한 낚시터이지만 영화 속 절대로 못 가질 것에 대해 괴로워하는 남자는 ‘나쁜 남자’의 주인공처럼 거칠다. 반면 화면과 음악의 스타일은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에서 이어지는 부드러움의 연장선에 있다. 달빛에 흔들리는 바닷물결과 그 위에 덩그렇게 떠 있는 달, 그리고 어슴프레 보이는 노인의 모습은 동양적 선(禪)의 화면을 보여줬던 최근 김 감독의 영화들에서 한층 더 나아가 있으며, 이는 피아노 연주에 곁들인 강은일씨의 해금 연주를 통해 극대화된다.


강은일 해금곡
낡은 마루바닥,  헤이야, 라다끄여인,
비에 젖은 해금,초수대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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